안녕하세요!
기계시스템과
이성연 입니다.

SK하이닉스 Mainte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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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취업 수기 공모전_“나의 취업 성공 스토리”

본문

안녕하십니까? 23년 유한대학교 기계시스템과를 졸업하고, 현재 SK하이닉스 메인터넌스로 근무하고 있는 이성연이라고 합니다. 저의 취업 준비 과정과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과, 어쩌면 이미 겪었을 좌절에도
본연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유한대학교. 취업을 향한 여정의 출발점.
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반도체 산업에 관심이 있었고, 반도체 산업에 진출할 수 있으면서도 범용성이 큰 기계시스템과 (현 기계공학과)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세계 굴지의 반도체 회사에 들어가고자 하는 저의 꿈은 여기에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1학년 때의 저는 아주 좋은 학생은 아니어서, 1학년을 마칠 때의 학점은 3점 중후반대였습니다. 이후 군 입대와 동시에 COVID-19 팬데믹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얼어붙은 경제 상황과 고용시장은 제대할 때가 되어서도 이어졌습니다. 여느 남성들이 그렇듯, 제대할 때쯤에 생각이 많던 저는 남은 2학년 동안 최대한의 노력을 기하여 목표로 하던 기업에 가고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제대 후 복학까지 남은 휴식 기간에 무엇이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컴퓨터활용능력1급 취득을 목표로 했습니다. 당시 시간적 여유가 많았던 덕분에 약 3주 만에 실기까지 합격하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복학 후 이어지는 수업에도 반드시 A+ 또는 A학점을 받고자 어느 때보다 성실하게 수업에 임했고, 그 결과 2학년 1학기 평점 4.5점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을 목표하였고, 2023년 6월 산업안전산업기사와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를 동시에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용접학원까지 수강하며 했던 노력들이 조금씩 시야에 보이던 시기였습니다. 2학년 2학기에 들어서도 학점을 나쁘지 않게 따낼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목표 학점 4점 이상인, 약 4.1점 정도로 졸업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맘때만 해도 곧 내가 원하는 기업에 갈 수 있겠다. 라는 어쩌면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던 시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취업, 생각보다 더 쉽지 않았다.
 2학기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취업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DB하이텍, ONSEMI 등 중견기업부터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까지 괜찮다 싶은 기업들은 모조리 지원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전부 탈락. 이때부터 쉽지 않음을 느끼며, 애써 위로하는 마음으로 한 달 동안 일본 전국 여행을 하는 등 나름 멘탈 관리를 하였습니다. 이후에도 위험물산업기사를 공부하며 구직활동을 했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5개월가량을 회사도, 학교도 가지 않은 채 방황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저는 ‘경력을 쌓으며 이직하기‘라는 현실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연고지에 있는 회사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에 입사하였습니다. 저는 조금 더 좋은 기업에 가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기에, 입사 후에도 구직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자격증이나 어학공부를 하다가도, 원하는 기업의 공고가 나왔을 때는 공부를 모두 멈추고 입사 지원에만 집중하였습니다. 하지만 짧은 경력 탓인지 그저 실력이 부족한 것인지 1년이 넘도록 이직에는 실패했습니다. 학교 다니던 때의 자신감은 이미 사라져 버린 지오래였습니다. 그렇게 자신감이 떨어져 가던 도중, SK하이닉스 채용 소식이 들렸습니다. 이것이 진짜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철저히 준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 서류 전형, ‘보이지 않는 면접’을 준비하다
1년간의 이직 실패는 저의 취업 전략을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작성했던 많은 자기소개서를 다시 열어보았습니다. 그제야 제가 작성하던 자기소개서의 문제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자기소개서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도 3일 만에 서류전형 결과가 나오곤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차피 서류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 안 읽어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마지막 기회에서 이 안일한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사실 자기소개서는 서류전형이 아닌, 면접전형에서 진짜 빛을 발한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새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더 이상 자기소개서를 단순히 나의 강점을 나열하지 않았습니다. 직무와 관련되면서, 면접관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나의 강점을 선별하여 자기소개서에 작성하였습니다. 또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문장 곳곳에 심어두었습니다. 이는 CEO 신년사나 회사의 비전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특성이나 문구를 찾아내 그것을 저의 경험과 엮어냈습니다. 서류전형은 단순히 통과해야 할 첫 번째 관문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나’를 함축하여 어필하고, 미래의 면접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면접’의 시작이었습니다.

● 왜 나는 이 회사여야만 하는가를 증명하다
제가 다시 쓴 자기소개서의 핵심은 '왜 수많은 회사 중에 하필 SK하이닉스인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 회사의 대략적인 사업 분야나 제품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의 지식은 넘쳐나는 훌륭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별로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단순한 사업이나 제품뿐이 아닌, 정말 ‘SK하이닉스만이 하는 일’을 찾고자 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가장 큰 경쟁사는 단연코 삼성전자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RAM과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주요 제품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하지만 결국 다른 두 회사이기에, 분명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그 ‘사소한 디테일‘ 차이에 집요하게 매달렸습니다. 그러던 중 가장 결정적인 무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는 HBM을 위한 DRAM 적층에 ’압착 비전도성 접착 필름‘을 사용하지만, SK하이닉스는 필름이 아닌 MR-MUF (에폭시 용액)이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걸 본 저는 ‘이거다!’ 싶었습니다.
이전 직장에서도 에폭시 용액을 사용하며 비슷한 공정에서 기계 유지보수 역할을 수행하였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험과 이 핵심 기술을 엮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회사에 대한 깊은 관심도와 경력의 연관성을 동시에 어필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 인적성 전형, ‘통곡의 벽‘을 넘어서다
자기소개서와 로열티라는 저만의 무기를 만들었지만, 제 앞에는 여전히 가장 넘기 힘든 ‘통곡의 벽’이 남아있었습니다. 바로 인적성 전형이었습니다.
저는 번번이 인적성 시험에서 미끄러지곤 했습니다. ‘성격에 정답이 어디 있겠어? 그냥 다른 것 뿐이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또한 ‘신뢰도’가 낮아지는 것이 무서워 지나치게 솔직했던 것이 패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저는 이 마지막 기회 앞에서, 전략을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성격에는 물론 정답이 없지만, 회사가 선호하는 성격은 있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회사가 원하는 사람, 즉 인재상은 회사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가장 먼저 SK하이닉스 홈페이지에서 인재상을 꼼꼼히 확인했습니다. 무작정 저를 여기에 끼워놓기보다는 저의 강점이 어떤 것일까를 고민해 보고, 인재상과 가장 가까운 특성들을 선별해서 일관적으로 답변하자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모든 인재상에 부합하는 사람은 신뢰도를 잃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회성(팀워크), 계획성, 자발적인 노력을 중점으로 문항에 답했습니다. 또 극단적인 값, 예를 들어 ‘매우 아니다’ 라던지 ‘매우 그렇다’는 웬만하면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인적성 시험에는 서로 비슷한 문항들이 매우 많습니다. 여기서 어떤 것은 ‘매우 아니다’ 인데 비슷한 것은 ‘그렇다‘ 라고 답하면 신뢰도에 큰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선택지는 제가 정말 확신하는 항목이나 어느 정도 답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매우 신중하게 선택했습니다. 저는 더 이상 ‘운’에만 의존하지 않으며, 솔직함을 지향한다는 변명으로 전략 수립을 피하지도 않았습니다. 저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 정확하게 인지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저의 강점을 전략적으로 매칭시켰습니다. 그 결과, 저는 마침내 한없이 높기만 하던 ‘인적성’의 벽을 넘어 최종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 마지막 관문, ‘나’를 증명하는 시간
뜬눈으로 잠을 자고, 드디어 꿈꾸던 기업의 면접장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나’ 자신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나름대로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극도의 긴장감은 여전했습니다. 아마 “그만큼 내가 여기에 입사하고 싶은 거겠지“ 라고 위로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저의 자신감만큼은 여느 다른 면접들과 달랐습니다.
저에게는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대응할 수 있는 ‘생각의 재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면접 일정을 통보받은 순간 저는 매우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면접에 대한 압박감이
느껴졌습니다. 일단 인터넷에서 찾은 예상 질문들을 뽑았으나 정말 막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1분 자기소개를 작성하는 데도 2시간은 걸렸을 겁니다. 하지만 하나씩 예상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작성하고, 그에 대한 꼬리 질문들에 대한 답변까지 준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약 300개 정도의 질문과 답변이 완성되었습니다. 이후 자투리 시간이 나면 이 질문들과 답변을 무한반복해서 읽었습니다. 그러던 중 질문만 보고 답변을 생각해 냈는데, 제가 적어놓은 답변이 아닌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답변에 모순이 없었고 미리 준비해 둔 답변들처럼 짜임새가 있었습니다. 이때 저는 면접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많은 예상 질문과 답변을 계속 반복하자, 머릿속에서 이 모든 것이 마치 하나의 스토리인 것처럼 연결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어떤 질문을 받든, 준비한 답변이 생각나지 않거나 중간에 기억이 끊기더라도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다른 질문의 답변을 채용해서 자연스럽게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저만의 표현인 이른바 ‘생각의 재료’가 완성된 것이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를 ‘보이지 않는 면접’으로 상정하고 작성한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면접관님은 ‘SK하이닉스로 이직하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 건가요?’ 라고 여쭤보셨고,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이미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부터 준비해 놓은 답변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기소개서와 같은 답변을 하는 것은 답변의 신뢰도를 높여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네, SK하이닉스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로 운을 뗐습니다. 그리고 전 직장의 연관 경험과 SK하이닉스의 독자 기술인 MR-MUF기술을 엮어, 전문성과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음‘을 어필하였습니다. 면접관님은 이 답변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셨고, 단순한 회사의 비전이 아닌 ’저의 경험‘과 ’이 회사만의 기술‘을 연결한 저만의 논리가 완성된 순간이었습니다.
면접장을 나왔을 때, 합격 여부는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깊게 후련함을 느꼈고, 준비한 것들을 모두 쏟아 놓아냈다고 생각했습니다.

 ● 다시 새로운 출발점으로
결과를 앞두고 나름 긍정적으로 생각했지만, 기약 없는 발표일을 기다리는 것이 초조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초조함에 잠식되어 결과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예상 발표일 전날, 일부러 여행을 떠났습니다. 조금이라도 결과에 대한 생각을 잊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혹시 결과가 안 좋아도 다시 여행을 즐기면 된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보통 결과는 오후 4시경에 발표되고는 해서, 최종 발표 날 오전에는 생각 없이 여행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때 무심코 휴대폰을 봤는데, SK하이닉스로부터 메일이 와있었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메일을 확인했습니다.
 Welcome! 귀하께서는 2025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 합격하셨습니다.
온몸에 힘이 빠졌습니다. “아 정말 됐구나.. 정말 된 건가?.“ 그동안에 했던 절박하게 했던 노력, 수많은 좌절과 고민, 그 모든 순간들이 한꺼번에 생각나며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2학년을 마치고 졸업할 때의 저는 ‘이 정도면 충분해’라는 막연하고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저의 상상력보다 높았습니다. 그러나 1년이 넘는 이직 실패와 수많은 탈락은 저의 자신감을 앗아간 것이 아니라 ‘자신감의 근거’를 찾게 해주었습니다. 왜 떨어졌을까 분석했고, 남들과는 조금 더 특별한 무기를 만들었으며, 나에게 맞는 전략을 만들어 벽을 넘어서게 했습니다. 비록 이직을 했지만, 이전 직장에서의 기억 또한 소중하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기억은 ‘생각의 재료’의 핵심이 되어주었고, 소중한 인연들 또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실패를 맛봤더라도 ‘쓸모없는 기억’은 없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유한대학교에서 꿈꾸기 시작해, 원하는 기업의 일원이 되기까지, 저의 취업 여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방향과 전략을 바꾸어 다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원하는 기업에 올 수 있었지만, 오히려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섰습니다. 저는 ‘실패하더라도 굴하지 않는 끈기와 알맞은 전략이 있다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다‘는 소중한 기억을 간직하며, 또 다른 도전을 찾아 나설 것입니다.

존경하는 학우 여러분!
여러분들은 극심한 취업난이라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에도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는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취업 준비는 길고 힘든 여정이지만,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결국 웃게 됩니다. 수많은 실패가 있더라도 괜찮습니다. 딱 한 번만 성공하면 이기는 게임이니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여러분들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냅니다